감정은 머물다 떠나는 손님입니다 ( 감정 호텔 / 리디아 브란코비치 / 책읽는 곰)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어느 날, 작년에 그만두었던 그림책 모임이 떠올랐다.
무기력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소소한 기쁨과 위로가 절실했다.
책을 읽으며 나누었던 따스한 대화와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던 시간이 그리웠다.
그때의 기억이 나를 그곳으로 이끌었다.
거기서 만난 첫 책이 바로 리디아 브란코비치의 「감정호텔」이다.
감정호텔에서 지배인은?
「감정호텔」은 마음속 다양한 감정을 여러 방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이 책은 감정을 하나의 손님으로 묘사한다.
분노, 기쁨, 슬픔, 두려움과 같은 손님이 찾아오는 그곳은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감정 호텔은 하루하루 새로워요.
오늘은 또 누가 찾아올지 몰라요.
어떤 손님은 함께 지내면 무척 재미있어요.
어떤 손님은... 조금 까탈스럽다고만 해 두죠.”
(본문에서)
호텔에는 다정한 지배인이 있다.
모든 손님을 따뜻하게 대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보살피는 지배인은 감정호텔을 매일 새롭게 맞이한다.
슬픔이라는 손님이 찾아온 날은 조용히 기다려주며 슬픔을 마음껏 표현하도록 돕는다.
분노라는 손님은 가두어 놓으면 온갖 감정으로 변신하기 때문에 큰 방을 내주기도 한다.
때로는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결국 모든 감정은 지나간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내 마음 속 감정들이 잠시 머물다 떠나는 손님 같아서 우리 마음을 호텔에 비유한 것일까?
작가 소개
리디아 브란코비치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참으며 지냈다고 한다.
억눌린 감정은 결국 심리 문제로 이어졌고, 그녀는 우울증을 비롯한 건강문제를 겪어야 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 감정을 수용하고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환영하고 소중히 다루라고 말한다.
감정 돌보기란?
“감정호텔을 혼자 꾸려 가려면 힘들 것 같다고요? 괜찮아요.
가끔은 감정들이 도와주기도 하는걸요.
자신감은 늘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고,
자긍심은 지겨운 일도 즐겁게 해내도록 도와줘요”
(본문에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감정을 돌보는 데 또 다른 감정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불안할 때 용기가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것처럼 긍정적인 감정들은 힘든 상황에서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분명 만나게 된다.
그렇기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나의 내면 속 감정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추천 대상
이 책은 감정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착한아이 콤플렉스나 K장녀의 프레임 속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지나쳐온 사람은 감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감정이 우리 안에 머물 자리가 있고, 그 감정과 소통하며 내 자신을 이해하다보면 차차 안정을 찾아가게 된다.
모든 감정은 지나가고 우리는 그 속에서 성장한다.
나의 감정 호텔에 방문한 감정이 그저 잠시 머물다 떠나는 손님이라면 우리는 그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잘 보내줄 수 있는 다정다감한 지배인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감정호텔에서 지내면 지루할 틈이 없어요.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해서 어떤 감정이 찾아오든 언젠가는 떠나기 마련이에요.”
(본문에서)
댓글